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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소설+에세이

헤르만 헤세 데미안 리뷰

by 오리아 2022. 7.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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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데미안

 

오늘 리뷰할 책은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이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출판된 '데미안'은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라는 문구로 유명한 소설이다.

 

줄거리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10세 소년 싱클레어는 상류층 집안의 학생들만 다니는 라틴어 학교를 다닌다. 미지의 세계에 호기심을 갖고 있던 싱클레어는 우연히 공립학교에 다니는 친구들과 친해지고 그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자신이 도둑질을 했다고 거짓말한다. 그로 인해 '프란츠 크로머'라는 불량한 상급생에게 약점을 잡힌 싱클레어는 돈을 가져오라는 협박을 당한다. 계속되는 프란츠 크로머의 괴롭힘에 괴로워하던 싱클레어는 라틴어 학교에 전학 온 상급생 데미안과 친해지고 데미안은 크로머로부터 싱클레어를 구해준다.

시간이 흐르고 싱클레어는 고향을 떠나 도시에 위치한 김나지움으로 공부하러 간다. 그곳에서 싱클레어는 '알폰스 베크'라는 기숙사 친구를 만나 방탕한 생활을 한다. 그러던 중 싱클레어는 한 공원에서 어떤 여성을 우연히 보게 되고 그녀에게 베아트리체라는 이름을 붙인다. 매일 이상적인 베아트리체의 모습을 초상화로 그리던 싱클레어는 자신이 그린 그녀의 모습이 데미안을 닮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어느 날 싱클레어는 아브락사스에 대해 알게 되고 다시 방황하던 그는 교회 근처에서 몰래 연주를 엿듣다가 오르가니스트 피스토리우스를 만난다. 그와 많은 대화를 하며 싱클레어는 성장하지만 피스토리우스와 말다툼을 한 후 그와 결별한다. 그 후 싱클레어는 여행을 떠난다.

고향에 돌아온 싱클레어는 데미안과 그의 어머니 에바 부인을 만난다. 싱클레어는 에바 부인에게 사랑을 느끼고 그녀에게 의지한다. 어느 날 데미안은 싱클레어에게 불길한 예감이 든다고 말하고 얼마 있지 않아 제1차 세계대전이 터진다. 데미안과 싱클레어는 전쟁에 참전하고 전쟁 도중 싱클레어는 부상을 입어 병원에 입원한다. 부상당해 침대에 누워있는 싱클레어는 그곳에서 데미안을 만나고 데미안은 싱클레어에게 "넌 너 자신 안으로 귀 기울여야 해. 그러면 알아차릴 거야. 내가 네 안에 있다는 것을"라고 말하고 사라진다. 

 

 

주요 문장


아주 간단해! 맨 처음에 존재함 이야기를 이끌어낸 것, 그건 표적이야. 어떤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얼굴에, 다른 사람들을 겁나게 하는 무엇인가가 있었어. 사람들은 감히 그를 건드리지 못했어. 그가 그들을 압도했던 거야, 그와 그의 자손들이. 어쩌면, 아니면 분명히, 그것은 편지에 찍히는 소인처럼 정말로 이마에 찍힌 표적은 아니었을 거야. 사람 사는데 그렇게 단순한 일은 드물어. 오히려 그건 뭔가 거의 알아볼 수 없는 무시무시한 그 무엇이었을 거야. 그것은 오히려 시선에 담긴 비범한 정신과 담력이었을 거야. 그 남자에게는 힘이 있었고 사람들은 그를 겁냈어. 그는 <표적> 하나를 가지고 있었어. 그걸 사람들은 자기 원하는 대로 설명할 수 있었어. 그리고 <사람들>은 언제나 자기들한테 편하고 자기들이 옳다고 하는 것을 원하지. 사람들은 카인의 자손들이 무서웠어. 그들은 <표적> 하나를 가지고 있었거든. 그러니까 사람들은 그 표적을, 그것의 원래 모습인 우월함에 대한 표창으로 설명하지 않고, 반대로 설명한 거야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 매달린 두 도둑에 대한 이야기 말이야. 거기 언덕 위에 십자가 세 개가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은 굉장하지! 하지만 우직한 도둑들에 대한 감상적인 선교 전단용 이야기야! 도둑은 처음에 수치스러운 행위를 저지른 범죄자였어. 신은 그 모든 것을 알고 있어. 그런데 이제 막판에 와서 마음이 누그러져 그런 개전과 회개의 징징거리는 축제를 치르는 거야! 무덤에서 두 발자국 떨어진 곳에서 하는 그런 회개가 무슨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중략) 회개하지 않은 그 도둑이야말로 사나이잖아, 개성이 있고 말이야. 그는 개종 따위를 우습게 알았어. 그런 건 그의 처지에서는 그저 듣기 좋은 말이겠지. 그는 자신의 길을 끝까지 갔어. 그리고 자신이 거기까지 가도록 도와준 악마로부터 마지막 순간에 비겁하게 도망가지는 않았어. 그는 당당한 개성을 가졌어. 성서 이야기에서는 개성을 가진 사람들이 자주 손해를 보지. 어쩌면 그도 카인의 후예일 거야 그렇게 생각하지 않니? 

 

<금지되었다>는 것은 그러니까 영원한 것이 아니야, 바뀔 수 있는 거야. 오늘도 누구든 어떤 여인과 함께 신부님 앞에서 결혼하고 나면, 동침해도 돼. 다른 민족들에게서는 달라, 오늘날도 말이야. 그러니까 우리들 누구나 자기 스스로 찾아내야 해, 무엇이 허용되고 무엇이 금지되어 있는지. 사실 그것은 그냥 편안함의 문제거든! 지나치게 편안해서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자신의 판결자가 되지 못하는 사람은 금지된 것 속으로 그냥 순응해 들어가지. 늘 그러게 마련이듯이 그런 사람은 살기가 쉬워. 다른 사람들은 운명을 자기 속에서 스스로 느끼지. 그들에게는 어느 명예 있는 남자건 날마다 하는 일들이 금지되어 있어. 그러나 다른 곳에서는 폄하되는 다른 일들은 허용되어 있어. 그러니 누구나 자기 자신 편에 서야 해

 

내 속에서 솟아 나오려는 것, 바로 그것을 나는 살아보려고 했다. 왜 그것이 그토록 어려웠을까?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압락사스

 

자네가 죽이고 싶어 하는 인간은 결코 아무아무개 씨가 아닐세. 그 사람은 분명 하나의 위장에 불과할 뿐이네. 우리가 어떤 사람을 미워한다면, 우리는 그의 모습 속에, 바로 우리들 자신 속에 들어앉아 있는 그 무엇인가를 보고 미워하는 것이지. 우리들 자신 속에 있지 않은 것, 그건 우리를 자극하지 않아 

 

 

리뷰


이미 여러 번 읽은 책이지만 시간이 지나 다시 읽을 때마다 새롭게 느껴지는 부분이 많다고 느낀다. 이제는 헤르만 헤세가 '데미안'에서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어렴풋하게나마 알 것 같다.

 

'데미안'은 한 사람이 진정한 자기 자신에 도달하는 과정을 어린 싱클레어가 데미안을 동경하고 여러 경험을 하면서 성장하는 과정을 통해 형상화한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싱클레어에게 데미안은 마음속에 갖고 있는 이상적인 자신의 모습이고 소설의 결말부에서 싱클레어는 데미안이 자신 안에 있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자아를 찾게 된다.

 

민음사와 스타북스 두 출판사에서 번역을 했는데 그 스타일에 약간 차이가 있다. '데미안'에서 가장 유명한 문구로 두 번역본의 차이를 비교해보면,

 

  • 민음사판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압락사스"
  • 스타북스판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버둥거린다. 그 알은 새의 세계다. 알에서 빠져나오려면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새는 신의 곁으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라 한다."

 

스타북스판이 이해하기 쉽게 매끄럽게 서술한다면 민음사판은 좀 더 투박하고 단정적이며 원문에 가깝게 서술한다. 문체는 취향의 문제라 무엇이 더 낫다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아무래도 '버둥거린다'보다는 '투쟁한다'가 작품의 의미를 더 잘 살린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민음사의 번역이 더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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