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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소설+에세이

임명묵 K를 생각한다 리뷰

by 오리아 2022. 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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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물을 바라보며 앉아있는 사진
소년

오늘 리뷰할 책은 임명묵 저자의 <K를 생각한다>이다.  <K를 생각한다>는 90년대생, 방역, 민족주의와 386, 그리고 입시를 큰 주제로 하여 우리에게 자부심과 스트레스를 주는 '대한민국'을 설명한다.

 

목차

제1장 90년대생은 누구인가

 

  • 그들은 어떻게 지금의 20대가 되었는가
  • 정보화의 격량: 콘텐츠와 커뮤니티
  • 90년 대생들의 가치, 혹은 가치의 부재

 

제2장 K-방역이 말해주는 것

 

  • 대한민국이 바이러스에 대처하는 방법
  • 국가의 위기, 그리고 부활: 1990-2020

 

제3장 민족주의와 다문화에 관하여

 

  • 영혼을 향한 속삭임: 민족과 민족주의에 관하여
  • 아래로부터의 '한국적 다문화'

 

제4장 대한민국 386의 일대기

 

  • 박정희에서 전두환으로: 386의 형성
  • 신정통주의 혁명론: 세계사적 맥락에서 본 386
  • 선진국과 식민지 사이에서: 계층 세습과 이중사고

 

제5장 입시, 그리고 교육의 본질

 

  • 출세라는 욕망, 개혁이라는 허상: 학생의 입장에서 본 입시
  • 학벌 체제의 기원과 교육의 변화에 관한 제언

 


주요 내용

 

90년대생 탈가치화

90년대생의 중요한 특징은 공적 가치뿐 아니라 사적인 가치도 덜 추구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90년 대생들은 그런 것을 추구할 심리적 여유가 없었다. 여기에는 저성장, 고용불안, 계층화와 같은 경제적 문제도 있었지만, 인정 투쟁을 유도하는 SNS 환경과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분노 표출 공간의 부상 같은 문화적인 변화도 주요했다.

 

세계화▶마지막 대규모 인구 세대 ▶국내 자국민들을 위한 저임금 일자리 감소+ 저성장으로 질 좋은 일자리 감소

▶가치 창출과 무관한 엘리트 교육을 받은 인력 과잉배출▶취업난

 

계층화▶ 동질했던 부모 세대의 계층화와 세습화를 가장 선명하게 마주▶ 상승 욕구는 여전, 사회적 위화감과 심리적 불안감 증가▶ 헬조선론, 수저 계급론, 죽창론

 

정보화▶ 어렸을때부터 SNS를 접한 세대 ▶경쟁에 참여하기 위해 요구되는 매력자본의 기준 상승▶박탈감, 우울증

 

요약: 90년대 생들이 겪은 세계화, 계층화, 정보화와 같은 환경의 변화는 90년대 생들이 주도한 온라인 공간이 투쟁적인 경향을 갖는데 영향을 끼쳤다. 

 

K- 방역

첫째로 방역이 일종의 전쟁과 유사하다고 할 때 한국은 군수물자를 생산하고 병력을 징발할 수 있는 역량이 있기에 이길 수 있었다. 가치 사슬의 말단부터 하늘 꼭대기까지 포괄하는 한국의 제조업 역량은 가장 위험한 시기에도 필수적 의료물자 수급을 가능하게 해 주었다. 국가가 언제든지 동원할 수 있는 고도로 숙련된 의료 인력은 가장 위급한 순간에 적재적소로 배치되어 가혹한 정도의 노동을 수행해냈다. 이를 만들어낸 것은 자유주의와 민주주의가 아니라, 한국의 자유주의자와 민주화 운동가들이 그토록 증오하고 평생을 싸워야만 했던 군사독재 시스템, 즉 총력전을 상정하여 만들어진 병영국가였다.
둘째로 한국은 자유주의의 핵심적 가치이자 권리라고 할 수 있는 프라이버시에 무심했기에 편리하게 방역을 수행할 수 있었다. 전국적으로 보급된 디지털 인프라를 통해 국가는 국민의 사생활을 파악해 일개인의 일상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할 수 있었다. 여기에는 사회 말단까지 뻗어나간 중앙집권적인 행적 시스템과 , 생체 정보부터 교통 기록까지 모든 사생활 정보를 국가에 제공하는 데 저항감이 별로 없는 문화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로써 국가는 개인의 사생활을 바탕으로 바이러스의 이동, 전파경로를 알아내 선제적으로 감염을 차단할 수 있었다.

 

요약: K- 방역은 자유주의와 민주주의의 승리가 아니라 북한과의 총력전을 대비해 만들어진 병영국가체제의 승리다.

 

 

한국을 구성하는 민족

한국 보수세력의 설계자이자 상징인 박정희가 친일파라는 것은 여전히 민족주의가 지배적인 한국에서는 뼈아픈 공격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일본 제국, 친일파와의 연광성을 통해 상대편 진영을 공격하고 반대급부로 같은 민족인 북한과 협력을 해야 한다는 진보좌파 진영의 주장은 한국 민족주의의 어떤 논리적 완성품과도 같았다. 결국에는 그 반대급부로 보수 우파 진영은 빠르게 민족주의에서 발을 빼야만 했다. 
이렇게 한민족이라는 의식보다는 북한인과 대비되는 남한인 즉 대한민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이 선명해지면서 보수 진영에서는 정통 민족주의보다는 조금 결이 다른 대한민국 정체성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특히 북한이 자행한 2009년 천안함 폭침과 2010년 연평도 포격이 한국사회의 반북정서를 크게 강화하면서 이 전략은 꽤나 유효한 것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진보 좌파 진영은 정통적인 한민족주의에 따라서 일본에 대한 경쟁 심리를 자극하고 남북한의 협력을 통해 발전을 꾀해야 한다는 주장을 전개한 것이고 보수 우파 진영은 대한민국 정체성의 최대의 위협을 전쟁까지 치렀던 북한과 중국이라고 간주하며 그들이 끼칠 위협을 강조한 것이었다. 즉 누구를 협력 대상으로 삼고 누구를 적대 대상으로 삼는지는 지금 한국을 구성하는 민족이 과연 무엇인지에 대한 자기규정에 따라서 결정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요약: 한국의 정치세력은 좌파와 우파 모두 민족주의적 성향을 강하게 갖고 있다.

 

 

 

학벌의 본질과 그 해결 방안

그렇다면 학벌의 본질을 다시 한번 들여다보자 한국인들의 속의 욕망에서 교육은 출세를 위한 지위 획득의 수단이다. 그 지위는 일반적으로 높은 소득과 사회적 지위를 보장해주는 직업이다. 즉 교육문제는 본질적으로 노동시장 문제의 연장선상이다. 여기서 바로 학벌이 등장한다. 노동시장에서 구직자와 채용자의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소하기 위하여 신뢰성이 높고 비용 면에서 탁월한 학벌이 신호로서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러나 그런 신호를 제공해줄 수 있는 학벌은 대학 교육의 자율성과 피라미드 형태의 구조 때문에 필연적으로 과소공급이 될 수밖에 없으며 경직적인 시스템은 학벌을 역전 불가능한 카스트로 만들어버린다.

이런 구조하에서 학벌을 극복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두 가지다. 첫째, 양질의 고등교육 공급이 큰 폭으로 늘어야 한다. 둘째, 학벌보다 더 나은 신호 체계를 만들어서 노동시장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이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단 하나다. 바로 기존 대학에서 평가 기능을 분리하는 것이다. 이는 곧 학부 교육기관으로서 대학이라는 제도를 사실상 훨씬 더 축소하고, 대학을 우리가 알던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무언가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뜻이다.

 

요약: 교육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학벌이 발생하는 본질을 이해해야 한다. 학벌이 발생하는 이유는 기업에서 구직을 할 때 학벌을 대체할만한 신호체계가 부재하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학에서 평가기능을 분리해야 한다. 

 


리뷰

 

<K를 생각한다>는 현재 한국이 겪는 여러 갈등 중 가장 최전선에 위치한 것들을 다룬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한 권의 책이라기보다 각각의 주제를 가진 5개의 에세이를 모아놓은 것에 가깝다. 그럼에도 각각의 주제들이 모두 논리적이고 한권의 책인 것처럼 완결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제1장 <90년대생 그들은 누구인가>는 오찬호 저자의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처럼 90년대생들이 가지는 특성과 그 배경을 예리하게 관찰했다고 생각한다. 재밌게 읽었다. 

 

★★★★

2021.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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