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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리뷰할 책은 정유정 작가의 '종의 기원'이다. '종의 기원'은 '7년의 밤', '내 심장을 쏴라' 등 많은 인기작을 보유한 정유정 작가의 미스터리 장편소설이다.
간단한 줄거리 소개
피 냄새에 잠에서 깬 유진은 집 안에서 살해된 어머니를 발견한다. 사건의 단서를 찾아나가는 과정에서 유진은 자신이 잊고 있었던 기억들을 하나 둘 떠올리기 시작한다.
기억나는 문장
"웃기지 마. 살아남는 쪽이 이기는거야"
내 몸은 소리를 죽이기 시작했다. 숨 쉬듯 욱신대던 뒤통수가 평온을 되찾았다. 숨소리는 목 밑으로 잦아들고, 갈비뼈 안에선 심장이 느리게 뛰었다. 배 속에서 공처럼 구르던 긴장이 사라졌다. 오감이 날을 세웠다. 몇 미터 거리가 있는데도, 겁먹은 것의 축축하고 거친 숨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왔다. 세상이 엎드리는 기분이었다. 모든 것들이 길을 열고 대기하는 느낌이었다.
망각은 궁극의 거짓말이다. 나 자신에게 할 수 있는 완벽한 거짓이다. 내 머리가 내놓을 수 있는 마지막 패이기도 하다.
리뷰
매번 다른 악인을 등장시키고 형상화시켰으나 만족스럽지 않았다. 오히려 점점 더 목이 마르고 답답했다. 그들이 늘 '그'였기 때문이다. 외부자의 눈으로 그려 보이는 데 한계가 있었던 탓이다. 객체가 아닌 주체여야 했다. 우리의 본성 어딘가 자리 잡고 있을 '어두운 숲'을 안으로부터 뒤집어 보여줄 수 있으려면. 내 안의 악이 어떤 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가, 어떤 계기로 점화되고, 어떤 방식으로 진화해 가는지 그려 보이려면.
'종의 기원'에서 악인은 관찰당하는 대상이 아니라 서술의 주체이다. 이는 대부분의 다른 소설과는 달리 사건을 악인의 시선을 따라 바라보게 만들어 독특한 느낌을 준다. 재밌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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