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서/소설+에세이

김웅 검사내전 리뷰

by 오리아 2022. 8. 4.
반응형

 

저자 김웅/ 출판 부키

오늘 리뷰할 책은 김웅의 검사내전이다. 저자는 자신이 검사로서 근무할 때 다뤘던 사건들과 만났던 사람들에 대해 자신이 느꼈던 점들을 진솔하게 써내려간다.

 

 

 

기억나는 구절


정의를 외치는 그 많은 단체와 변호사들 중에서 수민씨 같은 피해자를 생각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그것이 명예나 정치적인 입지를 주는 것이었다면 그렇게 무관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들의 말을 믿지 않는다.

 

소년전담 검사를 하면서 나는 늘 피해자에게 너는 소중하고 무엇보다 존엄하다고 말해주곤 했다. 그리고 가해자들과 친구가 되려고 노력할 필요 없다고, 화해하거나 용서하려고 노력할 필요도 없다고 했다. 피해를 당한 아이들이 그렇게 행동하는 건 대게 두려움 때문이다. 그 두려움 때문에 자신의 존엄함과 권리를 포기하기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존엄한 것은 양보할 수도 포기할 수도 없다. 그러니 아이들에게 화해를 강요하지 말라.
슬라보예 지젝은 말했다. ˝진정 용서하고 망각하는 유일한 방법은 응징 혹은 정당한 징벌을 가하는 것이다. 죄인이 적절하게 징벌되고 나서야 나는 앞으로 움직일 수 있고, 그 모든 일과 작별할 수 있다.˝ 

 

검사실에서 하는 말들은 대부분 거짓말이기 때문이다.
조사받는 피의자의 말도 거짓말이고,
돈을 바라고 고소한 것은 아니라는 고소인의 말도 거짓말이다.
조사하면 다 밝혀진다고 위협하는 검사의 말도 거짓말이다

 

흔히 사람들은 여럿이 모이면 좀 더 나은 판단을 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집단지성이라고 착각한다. 그러나 18급 100명이 머리를 짜낸다고 이창호 국수를 이기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여럿이 모일수록 그 집단이 빠진 오류에서 벗어나기 어려워진다. 오류에 빠진 사람이 같은 오류에 빠진 사람을 만나면 서로가 서로에게 확신을 주기 때문이다.

 

선의는 자신이 베풀어야 하는 것이지 타인에게 바라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사기도 마찬가지다. 사기꾼은 없는 사람, 약한 사람, 힘든 사람, 타인의 선의를 근거 없이 믿는 사람들을 노린다.

 

그냥 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말은 모조리 거짓말이다. 좋은 것을 굳이 광고까지 해서 당신에게 알려주는 선의란 없으며, 만약 그런 게 있다 해도 절대 당신의 순번까지 돌아오지는 않는다

 

위기가 진짜 기회라면 위기를 만들어주는 컨설팅 회사가 있어야 한다. 위기를 극복해서 성공했다는 이야기들을 잘 들어보면 사실 위기가 아니었던 경우가 더 많다. 단순한 순환 과정에서의 일시적인 부침에 불과한 것을 크나큰 위기였던 것처럼 호들갑 떠는 이유는 자신이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다고 포장하고 싶은 욕망 때문이다

 

사람들은 늘 진실을 원한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분노할 대상이 필요한 것뿐이다. 그래서 언론은 공정한 수사와 재판보다는 대부분 흥밋거리에 집착한다. 위기관리 전문가 에릭 데젠홀Ericene Dezenhall은 이렇게 말했다. ˝뉴스 매체는 결코 타락할 수 없는 공명정대한 존재가 아니라 진실과 아무 상관없이 누군가에게 상처 입히려는 강한 욕구를 가진 영리 기업일 뿐이다.

 

피해자들은 속았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런 인상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상대방의 외모나 인상만 보고판단하는 경우가 많고, 또 그런 허술한 판단이 옳다고 고집스럽게우긴다. 더욱이 사람들은 너무 큰 불행이 닥치면 부정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사기를 당한 것이 아니라고 스스로를 속인다. 할머니의회사에 피치 못할 사정이 생긴 걸 거라고, 곧 돌아와 예전처럼 어음을 잘 해결해줄 거라고 스스로를 속인다

 

빨래터에서 내가 미친 짓을 하자 사람들은 날 더 이상하게 쳐다봤다. 하지만 나는 더 이상 800도로 타오르지 않았다. 주위의 시선, 경멸의 눈초리, 그렇게 두려웠던 것들이 실상 살을 뚫고 들어오는것은 아니었다. 아무리 부끄러워도 사람의 시선만으로 사람을 죽일수는 없었다. 게다가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별다른 관심이 없다.

 

 

리뷰


여러 에피소드들 중 사기꾼 할머니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검사가 어떤 일을 하는지나 검찰이라는 조직에 관한 내용보다는 저자가 검사로 근무할 때 만났던 사기꾼과 피해자들에 관한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막장 드라마 보는 느낌으로 재밌게 읽었다.

반응형

댓글